2022년 8월 21일, 노타에서 내 생의 첫 인턴을 시작하기 전날의 저녁이 생각난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 지, 안 챙긴 서류는 없는지, 몇 시에 일어나 어떻게 가야 할 지, 지금은 익숙해진 일상이 당연하겠지만 그날은 무척 떨렸다. 그 기분에 잠을 설치지는 않을까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평소와 다르지 않게 잠은 잘 잤던 것 같다. 내가 인턴을 하고자 했던 이유, 그리고 인턴이라는 경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첫 인턴인 만큼, 글로만 공부했던 HR 분야에 대한 실무를 해보면서 가까이 경험해보고 싶었고, 어떠한 측면에서든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솔직히, 거창한 무언가를 이뤄내고자 하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소소하다면 소소한 바람을 가지고 입사했던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노타에서 한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People & Culture 팀의 PR, 조직문화, 그 외. 각각이 무엇인지 적힌 것만 보아도 예상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회고의 목적에 맞게 각 분류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 몇 가지 복기해보려 한다. (참고로, 아래 서술 될 업무들은 인턴의 업무 일부이다. People & Culture 팀은 이 외에도 수많은 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
'우리'를 더 잘 알리기 위한 고민 : People & Culture PR
[People & Culture PR]은 직/간접적으로 채용을 위해 노타의 문화와 이야기를 내/외부에 여러 형태로 전달하는 일이다.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덧붙여보면, 80% 정도의 설명이 딱 하나의 사이트로 가능하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팀블로그이다. 나는 팀블로그에 노타와 관련된 글을 작성하고, 업로드하고, 관리하는 일을 주로 했다. 팀블로그의 관리자 권한을 부여받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완성된 글의 맞춤법이나 수정 사항을 검토하고, 양식에 맞춰 업로드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개의 글을 업로드하며 전반적인 부분에 익숙해졌을 때, ‘인턴의 인턴뷰’라는 콘텐츠를 작성하는 새로운 임무를 받았다. 처음으로 기획안을 써보고, 직접 인터뷰 질문을 구상해 서면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고, 노타에서의 나의 첫 글인 [인턴의 Intern-view] 시리즈 중 하나가 그렇게 작성되었다.
‘인턴의 인턴뷰’ 게재 후, 나는 이제 나의 아이디어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때까지 벤치마킹했던 다른 콘텐츠들을 참고하면서, 노타에서 필요한 블로그 아이템이 뭐가 있을지 메모장에 정리해보기도 했다. 비록 메모장의 아이디어가 나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스스로 조직에 필요한 것을 찾아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과적으로 현실화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스스로 팀블로그의 소재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나에게 일종의 발전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렇게 내 이야기를 온전히 내 글로 풀어낼 수 있는 노타 오피니언 콘텐츠도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에 대한 미팅이 있었기에 시작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People & Culture PR에서 팀블로그만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채용과 관련된 PR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사람들이 노타의 고유한 문화나 업무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준비한다. 실제로 입사하고 맨 처음 했던 일은 채용 박람회인 SEN Lab Career Fair에서 사용될 조직문화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미숙했지만, 내가 준비한 홍보물을 박람회에 배치하니 감회가 남달랐다.
인턴 기간 동안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팀에서 진행하는 거의 모든 미팅을 동행했고 그 덕에 외부 업체와의 미팅이나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업무들을 통해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PR과 조직문화 확장에 관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고, 내부에서 조직문화를 잘 이루는 것 외에도 그 결과물을 내/외부에 흥미로운 형태로 잘 알리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함을 체감할 수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시간의 투자 : People & Culture 조직문화
내가 정의한 [People & Culture 조직문화]는 조직이 가꾸고 유지하려는 고유의 문화와 관련된 것이다. 사내 행사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카테고리 안에서도, 나의 업무는 진화했다. 기본적으로 타운홀미팅, 얼라인먼트데이와 같은 각종 사내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끊이지 않았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팀 워크숍’과 ‘연말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 팀 워크숍에는 단체 사진 촬영을 위한 팀별 말풍선 폼 보드가 필요했는데, 초반 시안 제작부터 맡아 했던 말풍선이 워크숍이 끝나고 나서도 사무실 각 팀의 자리 앞에 놓여있는 풍경, 아직 워크숍을 다녀오지 않은 팀의 “우리도 말풍선 만들어주나요?”라는 질문이 작은 소품 제작의 큰 의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12월을 맞이하여 준비했던 연말 행사는 다른 것보다도 즐겁게 준비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사소한 한 가지를 준비하더라도 행사 진행 목적에 대한 타당성 고려부터 회고까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쉽지 않은 결정의 연속임을 깨달은 시간이었지만, 다 함께 열심히 준비하고, 그렇게 마주한 결과물들은 오랜 추억이 될 것 같다. 그와 함께, 최근에는 2023년도에 새롭게 진행될 프로젝트나 신설되는 복리후생 제도에 관련된 업무들을 하고 있다. 아직은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자 미팅과 보완을 반복하며 기능과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했고, 복리후생 제도 측면에서는 각종 양식과 노션 페이지들을 만드는 등의 실행 직전 단계에 속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를 맡아 하면서 복지 제도는 철저히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생각되어야 하며,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경험을 위해 일부터 백까지, 모든 것을 꼼꼼히 확인하고 준비해야 함을 느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회사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겪어본 셈이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측면과 각도로 이슈를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 일부일 뿐이지만, 이것만으로도 나는 ‘노타 People & Culture 팀의 바쁜 연말’을 체감하고 있다.
나는 ‘조직문화’의 업무를 경험해보기 위해 인턴을 지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사실 회사를 직접 다니며 생각해보니, 조직문화와 관련된 업무들은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영향력 또한 크다) 각 회사가 추구하는 문화에 적합해야 하므로 인턴이 경험하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인 것 같다. 이 점에서, 나는 노타에서 첫 인턴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새로운 기능 도입 검토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것, (조직문화뿐 아니라) 링크드인 행사에 참여했던 것, JD 수정에 관여했던 것 등처럼 노타였기에 경험해볼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
그간의 시간을 통해 느끼고, 배운 것들
그만큼 뿌듯한 것도, 아쉬운 것도 많은 것 같다. 뿌듯한 기억은 팀블로그 글이 잘 써졌을 때, 새로운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한 페이지가 조금씩 완성되어 슬랙 채널에 공유되었을 때와 같은 굵직한 순간들도 있지만, 매우 사소한 순간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새로 생긴 팀블로그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양식을 직접 정리했을 때, 내가 찍은 팀 워크숍 사진을 색지에 꾸며 복도 게시판에 붙일 때와 같은. 반대로 아쉬움은 업무적인 것보다도 태도에 많이 남는다. 의견 공유, 업무, 그리고 관계에서도 왜 적극적이지 못하고 겁을 먹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장 크다. 사회생활, 회사생활이 처음이라는 것이 마땅한 변명거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아쉬움을 인턴이 끝나기 전에 깨닫게 되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 덕분에, 인턴 마지막 한 달은 그 아쉬움을 털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
약 4개월의 시간 동안 좋은 동료들 곁에서 이런 뿌듯함과 아쉬움의 순간들을 거치면서 나는 그만큼 많은 것을 배웠다.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 외에도 회사에 필요한 것을 찾아서 채워주는 눈, 더 깊이 바라보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까지도. 또 하나, ‘나’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위의 문단에 언급한 것처럼 내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어떠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무엇을 즐거워하는지, 회사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처음 맡아보는 일들을 해보면서 깨달았다.
.
.
다시 처음으로.
다시 처음으로, 인턴으로서 나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고 했다. 첫째, HR 업무 경험해보기, 둘째, 성장을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기. 두 번째는 아직 진행 중인, 아마 평생 안고 가야 할 목표겠지만 난 노타에서의 시간을 통해 이 두 가지를 모두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폭넓은 HR 분야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회사 경험을 하며 여러 방면에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주어진 업무를 열심히 해내면서 더 경험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될 2주가 지나고 나면, 나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학생으로서의 본분과 경험에 충실할 것이다. 인턴이라는 기회를 통해 나는 HR 전문가로 향하는 꿈과 진로를 더 명확히 그릴 수 있게 되었기에, 더 많은 경험과 배움을 쌓아 또다시 HR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