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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링 2.0을 기약하며

바야흐로 2년 전, 노타에서는 1년 만에 인원이 약 40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나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업무가 세분화되고 회사의 체계가 고도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했지만, 갑자기 키가 크면서 생기는 튼살처럼 이때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 조명되기도 했습니다. 그 예로, 활발하게 팀 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신규입사 노타크루에 대해서는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부터 팀 간 보이지 않는 벽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듯한 모습이 보였는데요. 이러한 성장통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밍글링’이라는 새롭고 귀여운 프로젝트가 탄생했습니다.


밍글링이란? 어울리다, 섞이다 라는 뜻의 mingle 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타크루들이 부서, 나이, 성별 등과 상관없이 랜덤으로 섞여서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마다 전사적으로 밍글링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인원을 고려했을 때 한 조당 8~9명씩 구성하여 8회를 운영했을 때 모두 한 번씩 마주칠 것이라고 예상했고, 월 2회 진행, 4개월 후 첫 시즌 마감을 목표로 했습니다. 자율출퇴근과 재택근무제도를 시행하는 노타에서 밍글링이라는 사내 프로그램을 위해 출근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 채로 조심스럽게 2022년 5월, 노타의 첫 밍글링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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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가 밍글되는 과정

시작 : 아직은 어색하지만 괜찮아

밍글링 도입 후, “바쁜데 꼭 가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자유롭게 참석해도 된다고 공지는 되었지만 2주마다 고정적으로 점심 일정을 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죠. 사실 필수는 아니었기에 강제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밍글링의 목적을 최대한 잘 설명해 드리며 참여를 권장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쭈뼛쭈뼛 만난 조원들끼리 알아서 예산을 보고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사 와서 라운지에서 이야기하고, 선정릉으로 봄 산책을 다녀오며 다양한 인증샷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밍글밍글 채널에 공유된 사진은 노타크루 사이에서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콜라에 멘토스를 먹어보려 했으나 긴급 상황을 우려해 결국 먹지 않았다고 한다.
콜라에 멘토스를 먹어보려 했으나 긴급 상황을 우려해 결국 먹지 않았다고 한다.


중간 : 밍글링하는 날만큼은 모두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

어느샌가 노타 라이프에 밍글링이 자리를 잡으며, #밍글밍글 채널에 자연스러운 규칙이 생기는 모습은 흥미로운 관찰 소재였습니다. 조별로 참석 여부를 O/X 이모티콘으로 표시하기 시작한다거나, 당일 급한 일로 조 인원이 갑자기 줄어들면 자체적으로 다른 조원을 품앗이한다거나, 메뉴 선정을 위한 맛집 리스트가 채널 내 족보처럼 떠돌아다니는 모습 등… 밍글링 후에도 식사자리에서 나누었던 재밌는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 노타크루 간의 연결고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믿어봅니다). 신규입사자가 함께하는 조에서는 돌아가며 자기소개하고 회사 생활 꿀팁을 전수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신규입사자들에게 온보딩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기억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답니다.


유럽법인 노타크루가 한국법인에 잠깐 방문할 때는 팀원이 먼저 저를 찾아와서 “OO님도 밍글링에 함께 참여할 수 있냐”고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6개월 정도 지나자 사람들은 “바쁜데 꼭 가야 하나요?” 대신 “이번 주 밍글링 하나요?”를 물으며 밍며들기(=밍글링에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밍글링 참석/불참석 쓰레드
#밍글링 참석/불참석 쓰레드


마지막 : 시즌2를 기다리며 시즌1의 마무리

밍글링은 23년 2월 16회차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당초 고심하면서 계획했던 8회를 훌쩍 넘어 두배인 16회까지 진행하며 80명의 인원을 서로 마주했으니, 나름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고 말해봅니다. 약 1년의 시간 동안 둘째, 넷째 주 수요일 점심을 기다리게 하던 밍글링이 사라지자 “밍글링은 언제 또 돌아오나요?”, “시즌 1이 마무리되는 것이라면 시즌2가 있나요?”와 같은 질문을 받게 되며 밍글링의 소정의 목표는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밍글링 시즌2는 물론 진행하려고 합니다.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점이 오면 많은 사람의 의견이 반영된 새로운 밍글링으로 찾아올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밍글링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했음을 느낄 수 있었던 후기
밍글링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했음을 느낄 수 있었던 후기
사실은 귀찮은 것이라기보다는 마주칠 기회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사실은 귀찮은 것이라기보다는 마주칠 기회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밍글링 : 무(엇이든)물(어보세요)

그동안 많이 들어왔던, 또는 한 번쯤 의문을 제기했던 질문에 대해 시원하게 응답해봅니다.


Q. 진짜 랜덤 맞나요? (feat. 저 조장만 일곱번째 같아요 / 제 이름이 두 그룹에 들어가 있어요)

A. 일단…. 액셀 매크로를 활용하다 보니 랜덤이 분명 맞기는 하는데요, 엑셀이다 보니 이전의 조 구성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다는 치명적인 맹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허점을 알아봐 주시고 먼저 선뜻 파이썬을 통해 밍글링 프로그램을 짜주겠다고 나서준 많은 개발자분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하필 그때쯤 밍글링이 마치게 되어 실사용하지 못한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시즌2 때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



많은 크루들의 스터디 소재이자 흥미로운 도전과제였던 터라, 프로그래밍 후에도 많은 엔지니어가 프로그램을 디벨롭시켜주었다. (무한 감사드립니다)


Q. 필참인가요?

A. 밍글링이 익숙하지 않았던 초기 받았던 질문인데요, 아무래도 밍글링이 점심시간을 활용하다 보니 종종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밍글링은 참여를 강제하지는 않았지만 배정되는 조원들과 함께 식사를 가지다 보니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통제성이 있다고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P&C팀의 의도는 즐겁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점심 식사를 지원하며 좋은 시간을 갖고, 또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나름의 공유의 장과 가이드를 제공해드리는 것입니다. 강제성을 띠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밍글링과 관련된 자체적인 규칙이 만들어지고, 또 노타가 조금 더 유연해지고 가까워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Q. 이렇게까지 돈 많이 써도 되나요?

A. 회사를 깊이 생각해주는 일부 인원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초기 기획 당시에도 많이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였고, 밍글링을 시작한 이후 구성원 수가 예상보다 더 늘어나면서 조금 더 실감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유지했던 이유가 있다면 첫 번째로 신규입사자의 온보딩 차원에서도 재직하는 노타크루들에게도 친밀감을 만들어주는 좋은 기회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필요하다면 잠깐 쉬어갈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을 두고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6회차 동안 달라진 분위기를 알게 모르게 실감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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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링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 그리고 우리가 진짜 얻은 것

직원 수가 빠르게 증가함과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사 재택근무를 장기화하면서 동료들이 마치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NPC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메신저나 화상으로만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오랜만에 출근한 오피스에서는 사뭇 데면데면하기도 했답니다. 마스크를 낀 모습과 화상 회의에서만 보던 모습의 어색함에 “OO님이 누구냐”는 ‘웃픈’ 이야기는 아직도 소소하게 구전되고 있답니다.


회사와 팀의 부피가 커지면서 다른 팀 업무의 이해도나 관심도가 낮아지는 현상과 동시에 팀 단위의 성장에 집중하느라 내부의 빈 곳이 점점 커지는 것을 서로가 빠르게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회사로서 동료 간의 거리가 멀어진다고 체감할 때 우리는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합니다.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작은 촉매제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노타크루들은 그 취지와 목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천해주었습니다. 밍글링은 마무리되었지만 밍글링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타인의 관점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개인 또는 팀의 시선으로 봐오던 것들을 노타 전체의 시야로 보게 되면서 우리는 조금 더 건전한 커뮤니케이션과 수용적인 문화로 변화했고, 밍글링이 끝난 지금도 아직도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효과는 꽤 오래 갈 것 같습니다.



 

Nota Inc. People & Culture 팀 | 최지현

"사람과 사람을 문화로 잇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건 나눌수록 배가 되니까, 노타의 다양한 소식을 함께 나누고 더 이야기하고 싶어요."

 


노타크루로서 노타컬쳐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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